엄밀히 말하자면 나는 아직 아니지만, 올해 꽤 많은 친구들이 아홉수에 접어들었다. 29살이란 나이는 한국인들에게 어떻게 다가오는가? 결혼적령기, 최소한 사회초년생은 되었어야하는 시기, 중요한 진로결정을 한 번은 내렸어야하는 시기?

 

고작 나이로 누군가의 인생을 재단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도 사람의 나이를 자동차의 연식처럼 여기는 바보로 변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누군가가 나의 인생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순간이 되었을 때, 표면적으로라도 사회문화적 (악)관습을 따른다면 나에게 쏟아지는 질문이 절반으로 줄고 피곤한 대화를 덜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잠깐의 인내로 얻을 수 있는 그 안락한 감각은 매우 달콤한 것이라, 한국 사람들이 왜 그토록 모든 것의 적령기에 집착하는 것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또, 이내 이런 생각이 들고 마는 것이다: "나의 인생의 템포와 저들의 것은 한참 다른데, 억지스럽고 불편하게 발걸음을 맞춰 가는 것이 굳이 필요한가?", "이 안락감, 그렇게 가치있는 것인가?".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생각하며 살고 싶지만, 불필요한 에너지를 내 인생에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쓰고 싶지 않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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